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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ick 시승기] 쉐보레 볼트 EV, 이젠 불안하지 않다

by 모빌리티그라운드 2020.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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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지금은 아직 먼 나중에 타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솔린을 넣을 수 있는 주유소의 숫자만큼 충전소의 숫자가 늘어나면, 그때 즈음엔 전기차도 지금보다는 더 저렴해지고 주행거리도 길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로 늘어나있을테니 그때 사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전기차인걸 너무 강조한다. 이제는 조금 평범한 디자인도 필요할 때다.

쉐보레 볼트 EV 시승이 끝난 지금 전기차는 지금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그렇게 불안해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자동차라는것이 결론이라면 결론이다.

미래지향적? 현실적?

전기차는 불안해? 볼트 EV는?

'전기차'라는 단어 자체는 두가지 이미지로 다가온다. '달리다 멈추면 어쩌지?', '디자인이 왜 저렇지?' 라는 것. 전기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고, 가볍고, 다이내믹하며 미래를 향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의미는 좋지만 왠지 아직은 멀었다, 달리다 멈추면 큰일난다, 못생겼다 등등 미래에 대한 희망 보다는 불안과 걱정이 조금은 더 크지 않을까? 그러나 쉐보레 사장님의 말을 빌자면, 걱정 없을 것 같다.

"신형 볼트EV는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높여 전기차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주행거리에 대한 두려움(Range anxiety)을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며,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주도 하에 디자인 된 볼트EV는 동급 유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구현된 넓은 실내공간과 최적화 된 주행성능은 물론, 전기차에 특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편의 사양으로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제공할 것" 
-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 -

이름표가 앞, 뒤, 옆, 여기저기 많다. 이건 좀...

한번 주유로 서울-부산 왕복!, 한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도착!

언젠가 부터였나? 연비가 좋다, 연비에 대한 검증이 서울 - 부산 왕복이 된 것이.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1998년 현대차가 당시 올 뉴 아반떼에 1.5L 엔진을 사용하는 린번 모델을 출시하면서 린번으로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다고 광고를 했었다. 

당시 대우차는 누비라를 출시하며 준중형 세그먼트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었는데, 아반떼의 광고를 보고 바로 '서울-부산 누비라Ⅱ로 힘차게 왕복할 것인가, `아, 반대'로 힘없이 왕복할 것인가' 라며 연비 경쟁을 했었다. 

이후 출시되는 국산, 수입 브랜드 모두 연비를 강조하고 싶을 때는 교과서처럼 펼친 것이 바로 '서울-부산 왕복'의 1,000km 주행거리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연비는 자동차의 상태,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디젤의 전성시대였던 2000년대 중반부터 디젤게이트가 터지는 2015년까지 10여년간 국산은 물론 수입차도 연비마케팅으로 수 없이 많은 미디어를 통해 연비 관련 기사들을 쏟아냈고 고객들도 실제 구매를 통해 사실을 증명하며 뿌듯해 하는 등 연비는 자동차를 구매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 전기차로 돌아와서, 2009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던 i-MiEV(아이미브) 전기차가 한국에 들어왔을 당시 기사를 보면 한번 충전으로 160km를 달릴 수 있었다. 톨게이트 기준 서울-대전이 130km 정도 였으니 한번 충전하면 대전까지는 가는 정도였다. 10년만에 전기차 주행거리는 얼마나 늘어났을까? 

2020년 출시한 쉐보레 볼트 EV는 주행거리가 414km로 동급 소형 전기차 세그먼트에서 가장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2009년 전기차가 160km였던 것에 비해 414km라는 숫자는 언뜻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10년만에 300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는 면에서 보면 엄청난 발전이다. 이제 전기차도 '한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갈 수 있다'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고, 많은 미디어에서 이를 증명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주행거리 때문에 불안한 느낌은 갖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연비 운전하면 485km 이상 달릴 수 있다는 말이지?

쉐보레 볼트 EV는 무엇이 다른가?

쉐보레 볼트EV에 대한 기본 정보는 중요한 3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업그레이드 된 배터리 용량과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다. 기존 대비 31km 늘어난 414km의 주행거리와 204마력, 36.7kg.m의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로 주행거리 걱정이 없다.둘째, 새로운 컬러와 신규 추가된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편의사양이다. 새로 추가된 이비지 블루, 미드나잇 블랙을 비롯해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이오나이저 등이 추가되어 편의성을 높였다. 

셋째, 동급 유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넉넉한 실내 공간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실내 공간의 여유로움, 활용성,성을 확보해 동급 경쟁모델 대비 여유롭고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컬러도 다양해진다. 강렬한 레드가 멋지다

쉐보레 볼트 EV의 원픽(One-Pick) - '원페달 드라이빙 시스템'

쉐보레 볼트 EV는 기본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같다. 전기차이기 때문에 엔진이 달려있는 자동차와 비교는 무의미 하며 전기차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포인트에 집중하는 것이 전기차를 고려하는 많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원픽(One Pick) 시승기에서는 시승 중 느끼고 이해한 오직 하나의 장점 또는 특징에 대한 리뷰만 진행할 예정이다. 오늘의 원픽은 '원페달 드라이빙' 이다.

한글로 원 페달 드라이빙 쓰기는 참 어렵다

말 그대로 페달 하나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오직 '전기차'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즐거움이다. 볼트 EV가 전기차라는 것을 알리는 증거가 2가지 있는데 하나는 스티어링 휠 좌측 뒷면에 달려 있는 레버를 사용하는 '리젠 온 디멘드(Regen on Demand)' 그리고 하나가 바로 '원페달 드라이빙(One Pedal Driving)'이다. 이 중 손을 사용하는 리젠 온 디멘드는 배터리 회생에 초점이 있지만 사용할 때마다 손에 힘을 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보조수단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리젠 온 디멘드, 이 레버 하나면 도심 운행시 꽤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시승차에 앉으며 전원을 켜고, 전기차를 전기차답게 시승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결과를 내는것은 어렵지 않았다. 전기차만 할 수 있는 주행방법을 찾는 것이었고 그 방법은 바로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전기차만 할 수 있는 원페달 드라이빙은 드라이브 모드 'D'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 'L' 모드에서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활성화된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방법으로 전기차를 운전하면 가속과 제동시 이질감이 들고 주행질감과 승차감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후진 조작이 예전 대우차 시절 후진기어 넣는 느낌이 난다. 그것 빼고는 기어 조작이 쉽다.
기어레버는 옆에서 보면 멋진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너무 평범하다

반대로 전기차의 주행질감을 그대로 살리면 가속과 제동시에도 부드러우며 편안한 승차감도 느낄 수 있다. 우선 드라이브 모드를 'D'로 하고 달려본다. 가속은 전기차답게 빠르고 부드럽다. 순식간에 차를 밀어부치며 앞으로 치고 나간다. 변속이 없으니 변속충격도 없고 그저 밟은대로 앞으로 나갈 뿐이다. 

신호나 교통정체로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것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제동이 이루어지며 속도를 줄여나간다. 저속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충분히 신호에 맞추어 정차가 가능할 정도이고 거의 멈출 즈음 브레이크를 밟아주면 끝이다. 천천히 달리는 상황에서는 꽤 쓸만한 기능이다.

스포츠모드는 더 빠르다. 마음이 차보다 빠르다.

원페달 드라이빙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드라이브 모드를 'L'로 바꾸면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스포츠모드와 같이 사용하게 되면 마치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것과 같은 주행도 가능하다. 물론 혼자 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동시에 마치 뒤에서 누가 거칠게 잡아 당기는것과 같이 제동이 강력하게 걸린다. 이 기능을 익숙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제동이 워낙 강하게 들어가니 가속페달을 떼는 속도와 간격에 대해 익숙해지지 않으면 운전자도 놀라고 뒷차도 놀랄지 모를 일이다.

원페달 드라이빙의 가장 큰 장점은 정차시 오토홀드 기능도 있다는 것이다. 시승 중 여러 차례 신호대기로 멈추게 되는 상황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은 기억이 없었다. 가속페달에서 완전히 발을 떼는 것만으로 완전히 멈추고 출발시에는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바로 출발하기 때문이었다.

원페달 드라이빙은 멈출 때 강력하고 빠르게 멈출 수 있다

원페달 드라이빙은 한발로  가속과 제동을 하며 편안한 주행을 도와주는것 외에도 강력한 회생제동 기능으로 배터리를충전시켜 주니 1석2조가 되기 충분하다. 특히 내리막이 많은 곳에서는 무조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자주 사용하던 엔진브레이크를 충분히 대체하고도 남든다. 오히려 엔진브레이크 보다 더 믿음직스럽다. 

요약하면, 원페달 드라이빙은 페달 하나로 가속과 감속이 자유로우니 편안하고, 배터리 충전 기능이 극대화되니 도심지에서는 아주 유용하다. 특히 언덕이 많은 곳을 자주 다니거나 높은 지역을 자주 다니는 운전자라면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교통체증시 원페달 드라이빙의 장점인 오토홀드 기능이 생각보다 편하다. 정차중 두 발이 편안하다. 피로도가 줄어드는 효과는 덤이다. 이 기능 하나만 보고 전기차를 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가속페달, 브레이크 페달. 아래서 보면 이런 모습인데, 왠만하면 속은 들여다보지 말자

전기차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쉐보레 볼트 EV를 잠깐이지만 시승한 이후 전기차를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 전기차는 전기차라는 하나의 장르가 되어야 한다. 내연기관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내연기관은 이미 성인이며 성장의 정점에 있지만 전기차는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간 것과 같으니 앞으로 그 미래는 누구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간활용과 다양성을 생각하면 SUV 스타일이 최고

아직은 비싼 배터리의 가격과 부족한 라인업이 해결과제로 있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은 아마 향후 5년내에 모든 내연기관 라인업을 전기차로 바꾸어 버릴것이다. 그때는 전기차도 지금 내연기관 차를 구매하는 것처럼 경쟁모델 비교해가며 구매할 수 있을 것이고, 전기차 한번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과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하다는 광고와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20년형 쉐보레 볼트 EV는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클래식카가 될지도 모르겠다.

또하나 큰 걱정거리인 주행거리에 대한 걱정도 시승 후인 지금은 사라졌다. 400km라면 지금 에디터가 소유하고 있는 가솔린차와 비슷한 주행거리다. 주유소에서 5분안에 가득 주유가 가능한 것과 60분에 80%를 급속 충전하는 시간차가 있기는 하지만 80%충전으로 300km 정도 주행 가능하다면 작은 불편은 감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충전할때 충전기에서 멀리 떨어지자. 충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생각보다 크다.

앞으로 몇년 내에 주유소가 충전소로 바뀌어 갈 것이며 주유 하듯 5분 - 10분내에 충전하고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더이상 주행거리는 논란의 대상이되지 않을 것이고 전기차 구매시 충전이 불편해서 구매하지 않는다는 이유는 이유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전기차는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졌다고 보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저공해차통합누리집 사이트(ev.or.kr) 홈페이지에 표시한 전국 전기차 충전소는 17,892개다. 특히 서울에 1,665개,경기도에 2,919개로 4,584개의 충전소가 집중되어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서울지역에 곳곳에 충전소가 마련되어 있으니 적어도 서울,경기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곳곳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위치하고 있다(출처;ev.or.kr)

전기차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대다수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전기차는 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에 머무르고 있다. 이것이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또다른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전기차는 충분히 매력적이며 색다른 주행질감과 운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장르임은 분명하다. 이질적이고 불편한 느낌을 주는 전기차의 특성이 이젠 점점 보편화될 것이고,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무감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친환경을 강조하려면 녹색이 최고

쉐보레 볼트 EV는 자동차 시장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변화에 가장 앞서 달리는 전기차 중 하나이며 전기차를 타며 느낄 다양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꽤 괜찮은 전기차일 것이다. 전기차가 궁금하다면 한번은 시승해보기 바란다. 

사진,글:쉐보레, 에디터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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